‘음행의 포도주’에 대한 진술은 앞의 18번째 질문에서 교회의 세속을 가리킨 상징적 표현임을 설명하였다. 이것이 교회의 세속을 가리킨다는 것은 17장 6절에서 어느 정도 그 의미를 시사해 주고 있다. 17장 6절에서는 음녀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했다고 밝혀주고 있다. 이는 음녀에 의해 교회와 교회 안의 구성원들에게 끼친 악영향을 단적으로 표현해준 것으로서, 교회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그 만큼 교회가 음녀의 포도주에 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14절에서는 저희가 어린양으로 더불어 싸울 것이되 그러나 “어린양은 만주의 주시오 만왕의 왕이시므로 저희를 이기실 터이요 또 그와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입고 빼내심을 얻고 진실한 자들은 이기리로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서술에서 보면 음녀의 문제가 일반적인 세상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교회와 얽힌 문제란 사실을 밝혀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계시록 때에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고 라고 질문한 것은 계시록이 종말의 현상에 대한 예언으로 생각하고 물은 물음 같다. 그러나 계시록은 앞에서 여러 차례 밝혔던 바와 같이 종말 때만을 가리킨 것이 아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주님 재림 때까지 신약 구속사 전체를 가리킨 묵시이다. 따라서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시기는 어느 시대를 사는 성도이든 여기에 해당된다.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지 않는 문제를 골로새서 3장 2절의 말씀으로 답한다면 위엣 것을 생각하고 땅엣 것을 생각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요한1서 2장 15절의 말씀으로 답한다면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아야 할 것이다. 주님이 말씀하신 요한복음 6장 27절의 말씀으로 답한다면 썩는 양식을 위해 일하지 말고 영생하는 양식을 위해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즉 나와 세상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는 문제는 불가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교회들은 이미 음녀의 포도주에 만취된 상태라고 지적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현 시대 교회들이 추구하는 것이 사랑해선 안 된다고 하신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이요, 오늘날 성도들이 목청이 터져라 부르짖어 간구하는 것들이 모두 영생하는 양식이 아닌 썩어질 양식, 육신의 문제들뿐이기 때문이다. 성도가 울며불며 간절히 소원하는 문제가 위엣 것은 없고 온통 땅엣 것뿐이니 음녀의 포도주에 취해도 보통 취한 것이 아닌 것이다. 심판 때가 다됐다는 증거일 것이다.
